[잡담] 가든, 컬럼, 블로그, 말조심, 책임?



얼음집 안쪽이 언제나 그렇듯 조용하면서도 시끌벅적하다.
나야 작년 5월말에 얼음집 동네에 새 집을 문 연-아직까지는-새내기지만 터줏대감분들이나 얼음집에 애정을 가지신 많은 분들 사이에서 가든이 생기기 전에는 없었던 논란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글루스 밸리의 가독성이 제일 높은 자리에 이오공감이 아닌 가든이나 컬럼이 긴 시간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블로그 전문이라는 이글루스와 어울리지 않으며, 블로거들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으로 제기된 문제인 블로깅에 대한 책임감 여부이다.


첫 번째 문제에 대하여 솔직히 나는 입장이 좀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는 이오공감이 있을 때도, 가든이 있을 때도, 현재 컬럼이 있어도 거의 클릭하지 않는다. 여간 관심 있는 제목과 내용이 아니면 클릭 자체를 아예 안 한다. 이것은 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무관심한 대상에 대해서는 끝도 없이 전혀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영화 컬럼은 자주 보게 되는 편이다.)

가든 같은 경우에는 상당 기간 좀 짜증이 났었다.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도 너무 넓었고, 가든에 관심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짜증만 날 뿐이었다. 지금은 두 개에 가든에 가입하긴 했지만 즐겨찾기의 의미 정도로 가입했을 뿐이다.

최근 모 컬럼이 성적소수자들이 불쾌할 가능성이 농후한 내용의 컬럼을 올려서 그 덧글에서 논란이 있었다. 논조가 동성애자 비하다, 과민반응이다를 놓고 블로거들 간에서도 의견이 갈리긴 했지만 어쨌든 그 글은 내가 봤을 때는 확실히, 충분히 비하적이었다. 그 때문에 나는 그 컬럼을 읽고 컬럼뿐 아니라, 그 컬럼니스트, 최종적으로는 이런 컬럼을 쓰게 하고 돈까지 주는 이글루스에 대해서 짜증이 치밀었다. 그 컬럼에 대해서 일일이 반박이라도 써서 블로깅을 할까 말까 망설이기까지 했으나 그런 수준 낮은 글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도 나 자신이 우스워서 그만두었다.(후속타로 날린 변명이라던 '컬럼'도 한심하기 짝이 없었지만) 나야말로 팬픽쟁이라면서 수준 낮은 글을 써대는 사람이니 할 말 없다고 넘어갔다.

하지만 또 지금 다시 생각해도 열 받긴 열 받는군.
-┌

어쨌든, 그 문제에 이르러 두 번째 논란과 맞물리는데 과연 블로그는 책임감을 가지고 써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내가 내 블로그 마음대로 못 하냐는 의견과 남이 보게 될 글이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으로 크게 나뉜다고 본다.

이건 좀 메이저 블로거와 마이너 블로거의 관점차이에서 기인한다고도 보는데. 이글루스 피플인 분들 같은 경우 자신의 얼음집이긴 하지만 수많은 방문자들과 포스팅을 공유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의견 교환도 활발하니 말이다. 이런 분들이 말 한 번 잘못 했다가는 모 포털사이트처럼 덧글토론장이 열릴 게 아닌가. 그러니 책임감 있는 포스팅이 필요한 게 당연한 거다.

반면 그냥 자신의 얼음집을 운영하고 소수의 웹상 지인들과 대화하는 분들은 '내 할 말 하는 거지 남이사 무슨 상관-_-?' 해도 사실 무방하다.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하는 분이 있다면, '아, 당신은 그렇군요.'하고 넘어갈 일이지 그게 그 사람의 사상을 검증하듯이 크게 번질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더군다나 그런 얼음집에는 방문자로서도 그냥 어떤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하고 넘어가면 그만인 거다.

내 얼음집은 지금껏 후자에 속했으나, 지난 '스크린쿼터'에 대한 포스팅 이후 이 블로그에 방문자가 크게 늘었다. 깜짝 놀랄 일이다. 워낙이 여기는 뉴스비평보다 팬픽이 주主가 되는 곳이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내가 다소 신경질조로 쓴 그 글이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467명이라는 방문자수를 보고 '말조심 해야 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깨닫긴 했지만 난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 다음에도 내 꼴리는 대로 하고 싶은 말을 했다.

터진 얼음집은 아물기 마련이고, 이제는 방문자수도 감소세라 안심이 된다. 잠시나마 사람이 엄청나게 느는 현상을 지켜보고 나니 메이저 블로거들이 책임감 운운하는 게 수긍은 되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싸이월드를 방치해놓고 이리로 온 나라는 사람의 본 목적이 뭐냐고 한다면 바로 매니악한 하고 싶은 말 할 수 있는 장소가 얼음집이기 때문이어서 아니었을까? 섹스 신이 창궐한 팬픽을 싸이에다 올리는 미친 짓을 할 수는 없지 말이다.(비공개로 한다고 해도) 물론 내 싸이는 싸이긴 해도 거의가 일촌공개이고 그 곳도 꽤 매니악한 글이 많다. 그래도 싸이는 긴 글을 읽고 싶거나, 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 아니고, 팬픽을 연재할 만한 곳도 못 된다.




나는 내 기준에 공정한 글을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만인에게 공정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고, 싸이나 또는 포털사이트 덧글토론장에 써도 상관 없다. 내 글이 내 얼음집에 있는 이유는 내 얼음집은 내 집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보고 심기가 불편해지고 짜증이 나서 반박하는 글을 썼다손 쳐도 그건 그 사람의 의견 그대로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그뿐이다. 진짜 나를 설득시키는 내용이라면 내가 의견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고. 내 얼음집에 쓰는 글은 남을 위한 것도 있지만 결국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닌가. 자기 만족을 위한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그렇다고 또 이걸 아전인수로 받아들여서 특정인 비방이라든지 그런 저질스런 글에 적용시킨다면 난 더 할수 있는 말이 없다. 책임감 있는 포스팅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그렇다면 컬럼에 유감일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그건 아니다. 왜냐. 이글루스 컬럼은 이글루스 측에서 다수의 얼음집 주인들을 위해서 제공하는 '서비스' 아닌가. 그 사람이 일개 블로거였으면 난 그냥 또 개념 없는 사람 하나 있구나 하고 넘어가서 잊으면 될 일이나, 그 사람은-다수가 읽었든 소수가 읽었든 상관 없이-이글루스라 컬럼이라는 큰 타이틀을 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글루스 컬럼이라는 대전제는 남이 읽을 것을 전제로 쓴다는 뜻이다. 개념 미탑재 및 기본적 지식조차 부족한 사람이 그런 글을 다수 앞에 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짜증난다.




1인미디어라는 말의 뜻을 난 잘은 모르지만 블로그랑 컬럼은 확실히 그 성격이 다르다. 그리고 사실 난 이오공감 선정기준도 의심스럽고. 이글루스에서마저 메이저와 마이너가 나뉘는 기분이라서 이오공감 자체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신경 안 쓰고 살면 그만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말이 많은 문제라 나도 한 마디 끼어봤다.



by highenough | 2006/02/04 16:00 | == 잡담 ==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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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at 2006/02/08 22:03

제목 : 이글루스에 책임을 묻는다
누구를 위한 '칼럼'인가 소통을 거부하는 그들이 '블로거'인가 이글루스에 연재되는 칼럼 중에 margarta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에스콰이어’ 편집장 박소영님의 ‘게이 세계에서 꿋꿋하게 살아가기 1’에서 게이는 ‘징그럽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소수자에 대해 거침없는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입니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덧글을 통해 엄청난 논란에 휘말리자 박소영님은 ‘구차한 변명, 한번 해보지요’에서 자신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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