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번 변화를 목격하며 이글루스에 대한 추억 회고



1. 솔직히 나는 2005년 5월말에 이 곳에 집을 지은 사람으로.. 시기상으로 따지자면 스크로 넘어가기 약간 전에 해당할 거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그 전의 옛날 얼음집 동네의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는 마비노기 하는 분이 많았다. 그래서 밸리가 그 게임상의 동호회 같은 분위기도 좀 있었고 우연찮게 실시간 새 글에 마음에 드는 제목이 떠서 클릭했다가 좋은 글을 만나면 링크신고도 하고.. 밸리를 꼼꼼하게 돌아보거나 하지 않았던 나는 그런 정도가 다였다. 나는 게으르니깐.

2. 게을렀어도 몇 년째 한 번도 바꾸지 않는 이 스킨을 만들기 위해 몇 시간씩 소스들을 붙들고 있기도 했다. 나는 진정한 컴맹인데도 잘도 근성있게 버텼었지. 덕분에 잘 하시는 분들이 올린 소스 포스팅 등을 검색, 참조해서 덕지덕지 오류투성이 스킨을 만들었었다. 그 와중에 잠시 나도 컴맹이 아닌가봐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긴 했지만 뭐, 컴맹이 어디 가나. 왜냐하면 나는 게으르니깐.

3. 그때는 이오공감 선정의 기준이 무언가 하고 사람들이 항의를 많이 했었다. 오히려 그 때 나는 지금의 이오공감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막상 지금의 이오공감 모습은 썩 성공적이진 않아도 내가 봤을 때는 그래도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다. 어차피 이 사회란 온건한 다수보다 극성의 소수가 더 드러나고 대표되기 마련이다. 이오지마, 이오쟁패 등등 하지만 그 와중에 덕후루스적인 포스팅이라든지 잔잔한 글, 따뜻한 글들 올라올 때를 보면 그래도 이글루스니깐 사람들이 트랙백 걸며 싸우는 거지 네이놈이었어봐라 여긴 진짜 악플 수백만 개 달렸을 거라는 생각을 하긴 한다. 그리고 이런 근본적인 내 태도에는 마음에 안 들면 쌩까면 된다는 놀라운 귀차니즘이 깔려 있는 거지. 나는 게으르니깐.

4. 그리고 그 때는 진짜 마이너해서 사람들이 이글루스 한다고 하면 진짜 '마비노기' 하는 사람들만 '아, 거기-'라고 반응했었다. 아, 물론 내 주위에선-이지. 거긴 뭐가 좋아? 하면 나는 성인들만 가입해서 수위가 상당해요(?)라는 대답을 해줬었다. 흐흐. 뭐 물론 그 때는 레진님이 왕성히 활동하시던 때라 그렇기도 하지. 앙 나의 레진님을 돌려줘 이 이글루스놈아! 레진님 하니 말인데 그 때 레진님 블로그에선 마초vs.꼴페미의 대결이 이오쟁패를 방불케 했었지. 흐흐. 왜들 그렇게 고도의 유머와 진짜 저질을 구분 못 하는지 모르겠어. 그래도 난 등수놀이 덧글만 몇 개 남겼었지. 게으르니깐.

5. 가든이란 게 생겼었다. 나는 처음에 별 대꾸할 가치를 못 느끼다가 몇 군데 재밌는 게 생겨서 두 개 들어갔다. 이상하고 재밌는 검색어를 보여주는 가든하고 이글루스 스킨강좌 가든. 그러나 난 컴맹이라 강좌나 소스를 받아먹는 처지였고. 흐흐. 검색어는 나에겐 '사쿠라 벌려' 따위밖에 없었어. 하지만 난 저게 뭔지 아직도 모르지. 게으르니깐.

6. 나는 이글루스에 가입해놓고도 한참이나 밸리를 잘 안 돌아다녔는데 밸리보단 리퍼러 따라다니는 게 더 재미 있었어. 흐흐. 그래서 세부통계 결과가 서비스로 나오던 요일이면 즐거웠었지. 흐흐. 그 땐 그게 일주일에 한 번씩만 나오고 매일 보려면 돈내야 했었어. 나는 그런 것도 가입 안 했었지. 게으르니깐. 

7. 스크컴즈가 인수한다고 해서 한동안 말 많았지. 나도 실망하기도 했고. 일단 난 이 나라 대기업들은 소비자를 봉으로 본다는 기본적이 인식 때문에 싫었었어. 그 의견은 지금도 별로 바뀌지 않았고 점점 그렇게 변해간 이글루스가 최근 이딴 식으로 행동한 것도 다 대기업의 영향인 것만 같아서 싫어. 어쨌든 당시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 그래서 안심했어. 오히려 세부통계가 매일 무료로 보이고 이래서 좋았지. 흐흐.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 쉬워. 게으르니깐.

8. 결국 가든은 실패로 돌아가고 이오공감이 지금의 형태가 되면서부터야 비로소 나는 음식밸리를 열심히 돌아다니게 된 거 같아. 후후. 링크도 밸리 돌다가 하게 되기도 하고. 아, 주로 그 전에는 건너건너로 많이들 갔던 거 같네. 아, 그러고보니까 몇 년 전에 스크린 쿼터 글 한 번 썼다가 방문자수 크게 늘어서 나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지. 흐흐. 메이저님들은 맨날 그걸 느끼실 테니 멋지네. 하지만 내 얼음집은 야설을 방불케 하는(이런 이유라도 나는 레진님을 욕할 수가 없음.) 팬픽이 수두룩하니 사람이 많아도 창피하고 그렇던데.

9. 그러고보니 초기 내 얼음집 방문자들은 대개 야설검색님들(검색어 예: 아흣. 아흥.)과 내 팬픽을 다른 곳에서 읽으시던 분들이 구경오신 경우. 그러고보니 그저 그 때는 팬픽이나 쓰려던 이 곳이 왜 지금은 팬픽보다 잡담이 더 많은 건가!! 죽어야 된다, 진짜. 독자님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죄송요. 그래도 저 언젠가 진짜 쓸 거예요. 진짜!

10. 마이가 갑자기 바뀌었을 때 나는 사실 불편한 걸 잘 못 느꼈는데 몇 가지 불만사항은 있었지만 나는 잠자코 적응될 때까지 쓰고 앉았는 이 나라 군대식 학교 교육의 수혜자였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난 게으르니깐. 그래도 갑자기 바뀐 나의 벙찜을 다른 여러분이 잘 써주고 계시더라. 난 가만히 있어야지. 난 컴맹이고 게으르니깐. 흐흐.

11. 촛불이 타올랐을 때, 이글루스는 또 멋있었다. 연일 그 프로파간다가 넘실대고 감성을 가열차게 자극하는 그런 글들. 난 좋아하니깐. 간만에 그 뭐랄까 저항의식, 반골기질, 반항정신을 불태우고 좋았지. 이성적인 글들도 좋았고, 학문적으로 분석하는 글들이나
아고라에서 어쩌고 하던 문화들 사실은 그게 허허실실했던 원래의 이글루스 분위기였다는 생각뿐이었었다. 그래서 난 아고라에 그다지 매력이 없기도 했지. 원래 여기가 아고라였는걸. 그리고 대단찮은 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진 않았지만 있었다. 뭐, 팬질과 야설팬픽 같은 거 말이지. 지금도 있고.

12. 어쩐지 이오지마에 오르는 글들도 여기 오래 붙어계셨던 입주민들의 글이 절대 다수 아닌가? 난 그렇게 생각해. 그렇지 않은 사람 많다고 해도 내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그래. 얼마 안 된 분들이 많더라도 그거는 뭐랄까. 스크 인수 이후에 가입하신 분들의 분위기가 또 있는 거라고. 내 눈에는 그런 게 있긴 있어 보여.

13. 사실 14세 이상이 들어온다면.. 갑자기 해맑아질까? 아님 악플천국? 하지만 난 더 이상 야설팬픽을 마구 올릴 수는 없겠는걸. 솔직히 내가 이글루스로 온 건 야설팬픽 올리기 위해서였다고!(진심임;)

14. 마른미역님과 지금은 없어진 햄버거집에서 햄버거도 먹었고, 이글루스 메이저 중에 메이저이신 자그니님도 내 얼음집에 덧글 남겨주시는 바, 난 게으른 거 치고는 꽤 활발하게 얼음집에서 살고 있는 거 같은데? 흐흐.

15. 이번에 바뀐다고 한 거. 나는 논리적 이성적으로 글 쓰기 귀찮아서 안 쓰는데 쓴귤님이 잘 써주셨다. 물론; 핑백도 귀찮은 저를 용서하시길. 이오지마에 있으니 쉽게 볼 수 있어요. 난 하여튼 그냥 싫어. 어린 애들이 들어온다는 것도 그냥 일단은 별로 좋은 일 같지 않고, 사측의 입장이 있기도 하겠지만 나는 그런 것 생각해주기 싫은 귀차니스트 소비자일 뿐이야. 네이트 계정이 있으면 이글루스 계설 가능=14세 가입 가능 이건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난 어른들의 성지를 지키고 싶다는 그런 게 아니라. 이오지마의 수준이 그렇게 형편없어? 나는 가끔 수준 이하의 자유수호자(라고 쓰고 딴나라당 알바라고 읽음) 글이 지들끼리의 추천으로 올라오는 것만 아니면 괜찮은 거 같은데. 왜 한국영화 맨날 조폭영화 만드니까 스크린 쿼터따위 없애라고 하는 거 내가 반대하는 거랑 같은 이치라고 하면 좀 이해가 되려나. 나는 스크린 쿼터 폐지도 반대야. 흐흐. 그냥 가요무대처럼 좀 내버려둬주면 안 되나? 그냥 때로는 지켜줘야 될 것도 있다고 보는데 난.

by highenough | 2008/11/13 15:16 | = 기타잡담 =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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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11/13 15:46
이사갈까말까 고민중입니다.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8/11/13 20:12
오랜 시간 정들어서.. 좀.. 힘들겠지만..(사진 등등 긁어가야 할 것도 많고요)
진짜 스크랩 같은 거 추가된다면 미련없이 바꾸게 될 것 같아요.
가게 된다면 자그니님이 가시는 곳으로 이사가겠어요!(좋은 곳임에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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