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4일
[잡담] 16대와 17대 대선에서의 20대 유권자 지지성향
16대와 17대 대선에서의 20대 유권자 지지성향
Ⅰ. 서론
1) 주제 선정의 취지
1987년 민주화 이후의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요인은 지역주의 요인이었다. 그 정점에 서 있던 것이 15대 대선이었으며, 16대 대선, 노무현 후보의 등장과 당선으로 우리는 지역주의는 (여전히 강력하기는 하지만) 그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신에 새로운 요인의 등장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세대요인이다. 386세대, P세대 등의 신조어가 세간에 널리 쓰였고, 특히 매스미디어와 인터넷, 무선이동통신의 발달로 20대는 이전과 다른 특별한 연령층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젊을수록 진보적이라는 인식은 일반적이다. 특히 2002년의 특수한 상황, 이를테면 2001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2년 2월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의 금메달 박탈 사건, 6월의 월드컵과 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그리고 그로 인해 시작된 촛불시위 등을 통해 정치적으로든 비정치적으로든 사회적인 이슈가 많이 발생한 것은 인터넷 문화와 여론을 주도하는 20대로 하여금 수많은 의사를 표출하게끔 하였다. 앞서 말한 사건들은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노무현 후보에게 이롭게 작용했다. 노무현 후보는 당시 이회창 후보보다는 연령으로 보나 대중에게 비치는 이념적 이미지로 보나 젊은 층에 어필(20대 지지율 62.1%, 2002년 미디어리서치 출구조사 자료, 노무현 후보의 정치적 성향을 중도보다 진보적으로 인식하는 20대의 비율 40.5%, 2002년 2월 갤럽 여론조사) 했다고 볼 수 있다.
2007년 대한민국은 또 다른 대선을 앞두고 있다. 전통적 보수당인 한나라당의 기업가 출신으로 신자유주의적 성향의 이명박 후보가 약 5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20대와 대학생으로부터도 많은 지지(지지율 51.6%, 11월 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 이명박 후보를 중도보다 보수적으로 인식하는 20대의 비율 33.8%, 2006년 2월 갤럽 여론조사)를 얻고 있다. 20대 유권자들은 5년의 시간차를 두고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두 후보에 대하여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명박 후보를 제외하더라도 대부분의 다른 후보들도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를 제외하고는 진보적인 노선을 취하려 하지 않고 있다. 정책의 면면을 살펴본다면 그다지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교육, 대북태도, 부동산 등의 일부 주요쟁점에 대해서만 다른 입장을 보일 뿐이다.
이번 주제를 통해 20대 유권자들의 이념 성향에 변화가 있는지, 변화가 있다면 그 변화가 지지후보 선정에 영향을 준 것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만약 이념성향에 변화가 없다면 지지후보 선택에 무엇이 영향을 준 것인지 생각해보고 싶다.
2) 비교방법
양 선거의 비교를 위하여 연구 대상의 범위를 16대는 선거 당시 20대였던 연령집단, 17대는 새로 유권자가 된 집단과 16대 당시 20대였던 집단까지로 하고자 한다. 주요자료로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제16대 대통령 선거 관련 유권자 의식 조사’ 자료와 한국 갤럽의 정치 분야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할 것이며, 기타 언론에 공개된 여론조사 자료를 폭넓게 활용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유권자들 스스로가 생각한 본인의 이념성향과 정책 선호, 정치적 입장에서 나타나는 실제 이념성향을 비교해볼 것이며, 각 선거에서의 차이도 볼 것이다.
Ⅱ. 2002년 16대 대선에서의 이념성향
1) 유권자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이념성향

전 연령대의 인식을 기초로 하여 다음 자료를 보자.
위 표는 본인의 이념성향이 아닌 선호하는 정책의 방향에 대해 물은 것이다. 비교적 전 연령대에서 진보에 비중을 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진보, 중도, 보수가 전부 비슷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
2002년 6월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일치‧사회의식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주목해보면 응답자 가운데 주관적 이념 평가에서 진보 34.2%, 중도 39%, 보수는 26.3%로 진보의 비율이 보수보다 많았다.
위의 두 가지 결과를 보면 20대 유권자들은 본인을 중도라고 생각하며, 중도를 제외하고는 보수보다는 진보가 더 많다. 정책선호에서는 74.2%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진보적인 정책을 선호했다. 또한 본인을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보다 보수적인 정책을 선호하는 비율은 더 낮았다.
2) 이념 관련 태도조사에서 나타난 실제 이념성향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인식이나 사회적 인식보다는 대북인식에서 이념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다음의 자료에서 20대를 보면 50세 이상의 연령대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다소 적은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함께 실시된 조사결과에서 근로자 처우에 관한 태도이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가장 진보적인 연령층이라고 생각하는 30대보다도 6%가량 더 진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노동 관련 태도인 파업 문제에 대해서도 20대는 덜 보수적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당시 20대들 중 다수가 지지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인식은 어떠했는지 알아보자.

10점에 가까울수록 진보적으로 보는 것이다. 중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전 연령대에서 모두 노무현 후보를 진보적으로 인식했다. 20대도 40.5%가 노무현 후보를 진보적으로 인식했다. 16대 대선 출구조사에서 20대 유권자의 62.1%가 노무현 후보를 인식한 것, 정책선호에서 진보적인 정책방향을 선호한 것 등을 종합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Ⅲ. 2007년 17대 대선에서의 이념성향
1) 유권자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이념성향

위 표는 2007년 갤럽에서 실시한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본인의 이념성향을 정리한 것이다. 전체 결과를 보면 본인을 중도적이라고 생각한 응답이 33.5%로 가장 많았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2.%,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8.8%였다. 17대 대선의 20대 유권자인 만 19세 이상부터 지난 16대 대선의 20대였던 34세까지의 연령층을 함께 보자. 맨 오른쪽 축의 평균치를 보면 음수가 음의 방향에 가까워질수록 진보적이라는 의미이다. 타 연령대와 비교해보면 19~24세, 25~29세, 30~34세의 세 연령대(이후 20대)가 확연히 더 진보적임을 알 수 있다.
2) 이념 관련 태도조사에서 나타난 실제 이념성향

2002년과 마찬가지로 2007년의 결과에서도 대북관에 있어서는 타 연령층과의 차이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위의 자료는 사유재산, 즉 토지소유에 대하여 물은 것이다. 19~34세를 봤을 때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진보적이다. 그런데 25~29세층을 보면 30대 후반이나 60세 이상과 흡사한 수준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근로자 처우에 관하여 묻는 설문의 결과이다. 2002년과 동일한 설문인데 여전히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진보적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토지소유 문제에서와는 달리 25~29세층에서 조금 더 진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취업난을 직접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대한 질문에서도 기성세대에 비해서는 진보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2002년에 타 연령대보다 덜 보수적이었던 것에 비해 오히려 더 진보적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이명박 후보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노선과 한나라당의 후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전 연령대에서 이 후보에 대해 비교적 중도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그런 인식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Ⅳ. 결론

위의 그래프는 한국 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서 2002년 5월부터 2년마다 같은 방법으로 전국의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추적한 주관적 이념성향 조사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진보와 보수의 비율은 감소하고 대신 중도파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중도파가 늘어난 것은 특정 이슈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부동층의 증가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디어리서치에서 조사한 아래의 두 결과를 보면 역시 중도에 많이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2002년에 비해서 분배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태도가 전체적으로 더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조사 자료의 맨 마지막 표에서 20대의 주관적 이념평가를 주목해보자. 스스로를 진보적으로 생각하는 20대가 더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의 다수는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후보인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하는 20대 유권자들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의 원인에 대하여 몇 가지로 추측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 가지는, 20대 유권자들이 2002년과 달리 자신의 이념성향과 유사한 이념성향의 후보를 선택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 즉 이념성향이 후보선택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다른
그러나 필자는 그 모든 것보다 우선적으로 먼저 주관적 이념성향 평가부터가 왜곡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본인의 이념성향에 대해 실상과 다른, 즉 다른 연령층보다 근소하게 진보적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체로 보수적인 스스로의 성향에 대해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라는 말의 좋은 어감 때문인지, 그저 어린 나이에 보수적으로 보이는 것이 싫어서인지는 모르나 확실히 20대는 진보를 ‘선호’하기는 하나 실제 진보성향을 ‘띠지는 않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성향에 대한 무지가 결국 후보자의 이념성향에도 적용되어 결과적으로 이념과는 무관한 지지후보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끝 -
(2007년 11월에 작성한 리폿입니다. 그냥 함 봐보시라는 의미로..)
# by | 2009/06/14 22:55 | = 뉴스비평 =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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